한 줄로 정리하면
국민연금 68만 6,230원이 소득의 전부인 60대 후반 채무자가, 조상 대대로 내려온 문중 땅 1/4 지분 327만 원의 환가 절차를 막아내고 채무 4,243만 원 전액을 면책받은 사건입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 내용 |
|---|---|
채무자 | 60대 후반, 경북 거주, 무직 (장애 중증) |
채무 원금 | 4,243만 98원 (이자 포함 4,243만 6,148원) — 채권 7건 |
채무 구성 | 의료비 3,610만 원(85%) · 사업자금 482만 원 · 생활비 151만 원 |
월 소득 | 국민연금 68만 6,230원 |
1인 가구 생계비 기준 | 143만 5,208원 → 가용소득 0원 (개인회생 불가) |
파산재단 대상 재산 | 문중 토지 1/4 지분 327만 7,339원이 사실상 전부 |
주거 | 공공 매입임대주택, 보증금 331만 7,000원 / 월 6만 9,170원 |
관할 | 대구지방법원 |
결과 | 2026.1.21 이시파산폐지 + 면책결정 — 채무 4,243만 원 전액 면책 |

뇌경색 여섯 번
이 채무자는 어려운 형편 탓에 중학교 2학년 때 학업을 그만두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일용직을 거쳐 1989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2009년까지 20년을 근무했습니다. 이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때입니다.
2009년 12월 9일, 갑자기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다섯 차례 더 재발했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2015년, 생계를 위해 재활용 사업을 시작하며 금융권 대출을 받았습니다. 성실히 갚아가며 사업을 이어갔지만 2023년 3월 15일 뇌경색이 또 재발했고, 장애 중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비가 1억 5,000만 원 이상 발생했습니다. 살던 집을 처분해 병원비에 넣었습니다. 그래도 재활치료가 계속되면서 병원비는 계속 나갔습니다.
지금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공공 매입임대주택에 살고 있고, 월 지출 68만 6,230원 중 20만 원이 의료비입니다.
채무 4,243만 원의 85%가 병원비입니다
채권 | 원금 | 발생 시점 |
|---|---|---|
의료비 대출 3건 | 3,610만 원 | 2024년 8월 6일 — 하루에 3건 |
사업자금 대출 3건 | 482만 원 | 2020~2021년 |
생활비 1건 | 151만 98원 | 1996년 3월 |
합계 | 4,243만 98원 |
세 줄에 이 사람의 30년이 들어 있습니다.
1996년 생활비 151만 원 — 30년 된 채무입니다. 원금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2020~2021년 사업자금 482만 원 — 재활용 사업을 유지하려고 빌린 돈입니다. 세 건 모두 보증기관 보증부 소액 대출입니다.
2024년 8월 6일 의료비 3,610만 원 — 같은 날 세 건이 실행되었습니다.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으로 2,000만 원, 750만 원, 860만 원을 한꺼번에 빌렸습니다.
하루에 세 건을 빌려야 했다는 것이 그날의 사정을 말해줍니다. 재활치료비를 감당할 방법이 그것뿐이었습니다.
개인회생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습니다
「수입 및 지출에 관한 목록」에 적힌 숫자입니다.
금액 | |
|---|---|
월 소득 (국민연금) | 686,230원 |
주거비 (임대료·관리비) | 69,170원 |
식비 | 317,060원 |
전기·가스·수도 | 50,000원 |
교통비 | 50,000원 |
의료비 | 200,000원 |
지출 합계 | 686,230원 |
수입과 지출이 1원까지 똑같습니다. 남는 돈이 없습니다.
개인회생은 소득에서 생계비를 뺀 나머지(가용소득)를 3년간 나눠 갚는 절차입니다. 2025년 1인 가구 생계비 기준은 143만 5,208원(기준 중위소득의 60%)인데, 이 채무자의 소득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채무자의 가용소득 (1 − 2) : 0원
가용소득이 0원이면 변제계획을 세울 수 없습니다. 매달 갚을 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처음부터 개인회생이 아니라 파산·면책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쟁점 — 327만 원짜리 문중 땅
파산관재인은 채무자 명의 재산을 팔아 채권자에게 나눠주는 것이 임무입니다. 그래서 재산목록에 적힌 땅을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이 채무자에게는 경남에 있는 농지 두 필지와 임야 한 필지의 1/4 지분이 있었습니다.
지목 | 면적 | 지분 시가 |
|---|---|---|
전 | 1,236㎡ | 188만 4,900원 |
전 | 883㎡ | 134만 6,575원 |
임야 | 288㎡ | 4만 5,864원 |
합계 | 327만 7,339원 |
2014년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1/4씩 나누어 증여한 땅입니다. 등기부에는 형제들의 지분과 나란히 채무자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두 차례에 걸쳐 이 땅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 경위, 자금출처를 밝히시오
해당 부동산에 대하여 임의매각이나 해당 금액에 대한 일부 환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절차가 종결되지 않을 수 있어, 위 부동산의 처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 (포기 의견이 아닌 임의매각 등 환가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기 바람)
"포기 의견은 받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팔아서 돈을 만들어 오라는 요구입니다.
채무자가 직접 쓴 소명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상속·증여로 받은 것이고, 매매나 유상 거래를 한 적이 없다
어머니와 형제, 문중 구성원들이 지분을 나누어 함께 소유하고 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공동 재산의 일부로, 가족들의 합의 없이는 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질적인 거래나 매매가 이루어진 적이 없는 땅이다
여기에 사무소에서 의견서를 제출해, 이 땅이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을 수 없는 성격의 재산이라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절차는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날짜 | 진행 |
|---|---|
2025.10.30 | 파산관재인, 부동산 매각공고 허가신청 제출 |
2025.11.13 | 채권자집회·의견청취기일 → 속행 |
2026.01.15 | 채권자집회·의견청취기일 → 종결 |
2026.01.21 | 이시파산폐지결정 + 면책결정 |
허가신청까지 갔지만 실제 매각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문중 토지의 소수 지분이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채권자집회가 한 차례 속행되면서 두 달이 더 걸렸고, 그 사이 절차는 종결 방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작은 지분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시가 327만 원짜리 지분 하나가 4,243만 원 사건의 종결을 두 달 넘게 붙잡았습니다. 시골에 조상 땅 지분이 있다면, 신청 전에 등기부를 먼저 떼어 보아야 합니다.
파산관재인이 함께 물었던 것들
파산관재인은 채무자에게 설명의무를 지웁니다(채무자회생법 제321조). 정당한 이유 없이 설명하지 않으면 면책이 불허가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함께 정리한 항목입니다.
차량 7대의 거래 이력. "다수의 차량을 매수한 경위를 밝히라"는 요청에, 차량별로 용도와 처분 경위를 적어 냈습니다. 소형 버스 두 대는 학원 통학차량과 출퇴근용, 화물차 한 대는 재활용 사업용으로 2년간 쓰고 140만 원에 매도, 전기차 한 대는 배우자가 2년 반 사용, 나머지 두 대는 폐차 직전 상태였습니다. 현재 남은 차량은 280만 원에 산 12년 된 승용차 한 대이고, 그마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본인 지분은 1%입니다.
배우자 명의 보험. "배우자의 보험 가입 내역이 상당하다"며 가입 경위와 자금출처를 물었습니다.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그 소득으로 보험료를 납부해 왔다는 점을 자료와 함께 소명했습니다.
파산선고 이후 인출한 현금 200만 원. 2025년 9월에 두 차례 100만 원씩 인출한 내역을 지적받았습니다. 건강식품 70만 원, 유제품 대금 65만 1,200원의 영수증을 첨부하고 나머지는 안과 진료비·시장 식자재·손자 명절 용돈으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도박·주식·사치성 소비·편파변제에 쓰지 않았음을 소명서로 정리했습니다.
결과
채무 원금 | 4,243만 98원 |
이자 | 6,050원 |
면책 금액 | 4,243만 6,148원 — 전액 |
결정 | 2026.1.21 이시파산폐지 + 면책 |
면책결정문의 문장은 짧습니다.
채무자를 면책한다.
이 사건 기록 및 이 법원의 채무자에 대한 심문결과에 의하면, 채무자에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에서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면책불허가사유가 없다"는 이 한 문장을 받기 위해, 문중 땅의 성격과 차량 7대의 행방과 배우자 보험의 출처와 현금 200만 원의 사용처를 전부 설명해야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어려웠던 점
절차가 반년 넘게 걸렸습니다. 2025년 6월에 신청해 2026년 1월에 끝났습니다. 파산관재인의 자료 요청이 세 차례 있었고, 채권자집회가 한 번 속행되었습니다.
요구받은 서류의 범위가 넓었습니다. 첫 요청만으로도 39개 항목이었습니다. 채무자 본인뿐 아니라 부모·배우자·자녀의 주민등록초본, 세목별과세증명, 차량등록원부, 토지소유 현황까지 포함됩니다. 과거 10년치를 요구하는 항목도 있습니다.
작은 재산일수록 설명이 길어집니다. 시가 4만 5,864원짜리 임야 지분에 대해서도 취득 경위와 자금출처를 밝혀야 했습니다. 금액이 작다고 넘어가지 않습니다.
면책이 채무를 없애 주지만 생활이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채무자의 소득은 여전히 국민연금 68만 6,230원이고, 그중 20만 원은 계속 병원비로 나갑니다. 면책은 빚 독촉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 소득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며
소득이 생계비에 못 미치면 개인회생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갚을 돈이 나오지 않는데 3년 변제계획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처럼 연금 외에 소득이 없다면 처음부터 파산·면책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맞습니다.
파산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큰 재산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재산입니다. 이 사건의 채무는 4,243만 원이었고, 절차를 두 달 넘게 붙잡은 것은 327만 원짜리 땅 지분이었습니다. 시골에 조상 땅이 있거나, 형제들과 지분을 나눠 가진 부동산이 있다면 신청 전에 등기부를 확인하고 성격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설명할 수 있으면 넘어갑니다. 차량을 여러 대 사고판 것도, 배우자 명의 보험이 여러 건인 것도, 그 자체로 면책불허가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엇에 썼고 누구 돈으로 냈는지를 자료로 보여줄 수 있으면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설명하지 못하거나 설명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사건마다 소득·재산·채무의 구성이 다르고 파산관재인의 조사 범위도 달라집니다. 이 사례의 경과와 결과는 이 사건의 조건에서 나온 것이며, 다른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당 사무소가 직접 대리한 사건의 기록(면책결정·이시파산폐지결정, 파산관재인 요청사항 3회, 보정서 3회, 채권자목록·재산목록·진술서 및 경위서)을 근거로 작성했으며, 채무자와 가족·친족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제외했습니다.
